본문 바로가기
중독

니코틴 패치로 금연하는 법

by arimpeace 2025. 10. 26.

담배가 지배한 삶, 그리고 되찾은 자유

: 한 청년의 니코틴 중독 회복기를 통해 본 중독의 본질

금연 효능

 

오늘은 실제 중독의 삶을 살아왔던 한 사람을 인터뷰하였습니다. 담배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던 청년이 니코틴 패치를 통해서 치료해 나가는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그의 동의를 얻은 후 수기를 개제합니다.


 

새벽 3, 이운회 씨(28)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머릿속은 오직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했다.

'담배를 피워야 한다.'

그는 주저 없이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섰다.

왕복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을 향해 새벽 어둠 속을 걸어갔다.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이미 익숙한 일상이었다.

 

"모든 생활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 존재했어요."

 

그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당시 25, 대학생이던 그의 하루는 철저하게 담배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친구를 만나도, 수업을 듣다가도, 심지어 연인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그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만이 맴돌았다.

'이거 끝나면 담배 피워야지.'

1~2시간도 참지 못했다.

담배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공황이 오듯이" 극심한 불안에 휩싸였다.

 

중독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이운회 씨의 첫 담배는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친구들의 호기심 어린 권유에 한 모금 빨았을 때,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거 왜 피지?" 담배는 그저 이상하고 불쾌한 경험일 뿐이었다.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간헐적으로 반복된 흡연 경험은 그의 심리적 장벽을 서서히 무너뜨렸다.

 

"그게 누적이 되니까 이제 그게 크게 뭐 잘못됐다는 의식이 없어지는 거예요."

 

본격적인 습관화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시작되었다.

그리고 24, 대학에 입학하면서 그의 삶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조현병이라는 질병이 악화되었고, 불안과 환청은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담배는 유일한 도피처였다.

한 대를 피우면 잠시나마 숨 쉴 수 있었다.

그렇게 담배를 연달아 피우기 시작했고, 중독은 그의 삶 전체를 장악했다.

 

"담배라는 물질에 대해서 안 좋다는 인식이 전혀 없었어요. 피는 게 뭐 어때?"

 

담배의 해로움에 대한 경고는 늘 추상적이었다.

먼 미래의 폐암, 심장병... 그런 것들은 지금 당장 환청과 불안으로 고통받는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눈앞의 고통을 잠재워줄 수 있다면, 그는 기꺼이 그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중독이 삶을 지배할 때

25~26, 그의 중독은 정점에 달했다.

그의 뇌는 이제 완전히 재편성되었다.

담배 없이는 단 한 가지 생각도, 행동도 할 수 없었다.

 

"머릿속에 담배라는 것에 대한 생각이 있으면 다른 것을 못했어요. 이거는 머리 좋아지고 나빠지고를 떠나서 그냥 아예 생각 자체가 안 되는 거예요."

 

대화를 나누다가도, 공부를 하다가도, 그의 의식은 담배에 도치되었다.

'이거 빨리 끝내고 그냥 피워야겠다.' 그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신경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그의 뇌 보상회로는 완전히 왜곡되어 있었다.

도파민 시스템은 담배라는 단일한 보상에만 반응하도록 재설계되었고, 다른 모든 자극은 무의미해졌다.

 

연인과의 관계도 문제가 생겨났다.

데이트를 하다가도 그는 계속해서 자리를 비워야 했다.

"뭐만 하면 담배를 피러 가서..."

그녀가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실망과 한심함이 가득했다.

그는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 모습인지.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비흡연자인 친구를 만나는 것도 고문이었다.

담배를 참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어디 가서 뭐 한다는 거 자체가 스트레스였어요. 왜냐하면 담배를 참아야 되니까. 근데 난 참는게 너무 힘드니까."

일상적인 사회생활조차 그에게는 버거운 일이 되었다.

 

실패로 얼룩진 금연의 역사

23, 재수생 시절 그는 처음으로 금연을 시도했다.

주변 재수생들은 대부분 청소년이었고, 흡연자가 드물었다.

"담배를 피우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말도 들었다.

그렇게 3개월을 버텼다.

하지만 결국 실패했다.

외부의 압력으로 시작한 금연은 내적 동기 없이는 지속될 수 없었다.

 

그 후로도 금연 시도는 반복되었다.

하지만 매번 하루도 넘기지 못했다.

친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쟤는 왜 하루도 못 넘기면서 나한테 이야기를 하는 거야?" "거짓말할 거면 말하지 마라."

그들의 말은 격려가 아니라 비난이었다. 그 말들은 그의 마음속 깊이 박혔다.

 

"내가 진짜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수치심과 무력감이 그를 짓눌렀다.

그리고 그 감정들은 다시 담배로 향하게 만들었다.

악순환이었다.

 

패배를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깨달았다.

혼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나 혼자서는 어떻게 막을 수 없는 충동"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즉시 보건소를 찾아갔다.

 

이것이 그의 회복의 시작이었다.

보건소에서는 니코틴 패치를 제공했고, 체계적인 금연 프로그램을 안내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혼자가 아니었다.

전문가의 도움이 있었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 있었다.

 

패치를 붙이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충동이 줄어들었다.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견딜 만했다.

"패치를 붙였을 때는 아니야, 그냥 피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패치를 안 붙이니까 펴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그는 이제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회복의 과정

금연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몇 번 실수도 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담배에 손이 갔다.

하지만 과거와 달랐던 점은, 한 번의 실수가 완전한 재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뇌 보상 회로가 바뀐 것 같아요. 피는 거랑 안 피는 거랑 차이가 별로 없다고 느껴요."

 

이것은 신경과학적으로 실제로 일어나는 변화다.

니코틴에 의존하던 도파민 시스템이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담배라는 단일 보상에만 반응하던 뇌가, 이제 다양한 일상적 보상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인지적 변화도 뚜렷했다.

흡연 충동이 들 때, 이제 그는 한 발짝 물러서서 그 생각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 나 지금 담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자동적 사고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인식하고 의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이것은 인지행동치료에서 말하는 '탈중심화'의 핵심이다.

 

행동 패턴도 변했다.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자주 가던 카페는 사실 커피를 마시러 간 것이 아니라, 담배를 피우기 위한 루틴이었다는 것을.

금연 후, "카페 가기 귀찮은데, 가지 말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담배와 연결된 행동 고리가 해체되고 있었다.

 

되찾은 삶

신체적 변화는 극적이었다.

호흡이 편해졌다.

심했던 비염 증상이 완화되었다.

미각과 후각이 돌아와 음식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안색이 좋아지고, 잔주름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변화는 정신과적 증상의 완화였다.

"환청이 엄청 줄었어요."

니코틴이 조현병 증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이다.

금연 초기에는 오히려 환청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금단 증상을 겪기도 했지만, 그것을 넘어서자 전반적인 증상이 개선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심리적 변화였다.

"이제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무력감에서 벗어나 자기 효능감이 회복되고 있었다.

담배를 참아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친구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생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삶을 되찾았다.

 

중독의 본질을 이해하다

이운회 씨의 이야기는 중독의 본질을 명확히 보여준다.

중독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뇌의 질병이다.

반복적인 물질 사용으로 뇌의 보상회로가 왜곡되고, 결국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는 신경생물학적 과정이다.

 

"의식이 담배 생각에 매몰되어 다른 생각이 차단되는 상태."

이것이 바로 중독이다.

단순히 담배를 자주 피우는 것이 아니라, 담배 없이는 생각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

이것은 의지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그냥 끊어", "의지가 약해서 그래"라는 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해롭다.

그러한 비난은 당사자를 수치심 속에 고립시키고, 도움 요청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중독자에게 필요한 것은 비난이 아니라 지지다.

의지가 아니라 방법이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다.

이운회 씨가 회복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혼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건소라는 전문적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회복은 가능하다

이운회 씨는 지금도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패치를 붙이지 않으면 여전히 충동이 강해진다.

하지만 그는 이제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회복은 직선이 아니다.

진전과 후퇴를 반복하는 긴 여정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금연'이 아니라 '실패 후에도 다시 시도하는 용기'.

한 번의 실수를 완전한 재발로 만들지 않는 것이다.

 

새벽 3, 이운회 씨는 더 이상 편의점으로 걸어가지 않는다.

그는 침대에 누워 자신의 호흡을 느낀다.

편안하게 들어오고 나가는 숨.

담배 생각이 스쳐 지나가지만, 그것은 더 이상 그를 지배하지 않는다.

그는 생각한다.

'괜찮아. 나는 할 수 있어.'

 

그리고 다시 잠든다. 담배가 아니라, 내일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