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를 잃어버린 것 같나요?
혹시 요즘, 모든 것이 버겁게 느껴지시나요? 끝없는 업무와 인간관계 속에서 '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휴식이 절실합니다. 하지만 막상 쉬는 날에도 스마트폰만 뒤적이다 하루가 끝나진 않나요?
여기, 제가 가장 추천하는 '가장 안전하고 깊이 있는 휴식법'이 있습니다. 바로 '독서'입니다.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어요?"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말씀드릴 독서는 '공부'나 '과제'가 아닙니다. 바로 '치유'로서의 독서입니다.
'독서'가 어떻게 '치료'가 될까요? (Bibliotherapy)
최근 CNN에서는 독서가 어떻게 강력한 웰니스(Wellness) 실천법이 되는지 다뤘습니다. 15년 경력의 임상 사회 복지사이자 '독서 치료(Bibliotherapy)' 전문가인 에밀리 럼블(Emely Rumble)은 "우리는 속도를 늦추고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독서 치료란, 말 그대로 책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자기 이해를 얻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일과 타인을 돌보는 것에서 잠시 벗어나,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하는 것이죠. 스마트폰의 자극적인 알림과 달리, 책은 우리를 고요히 내면으로 초대합니다.
책은 당신의 감정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독서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치유'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자기 인식'을 돕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다 특정 인물에 울컥하거나, 어떤 장면에 유독 화가 난 적 없으신가요?
럼블은 "읽는 동안 어떤 감정이 올라온다면, 거기엔 당신을 위한 정보가 있습니다"라고 조언합니다. 그 감정이 왜 생겼는지 잠시 멈춰 생각해보세요. 혹시 특정 캐릭터에게 유독 마음이 쓰인다면, 그 인물과 나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탐색해보는 겁니다.
[심리학자의 시선: 투사(Projection)와 자기 인식]
우리가 책을 읽으며 느끼는 강렬한 감정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투사(Projection)'와 관련이 깊습니다. 내 안에 있지만 미처 몰랐던 욕망, 상처, 혹은 결핍이 책 속 인물이나 상황을 통해 거울처럼 비춰지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상담을 할 때도 종종 '인생 책'을 물어봅니다. 그 책의 어떤 부분이 마음을 울렸는지 따라가다 보면, 내담자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핵심 감정과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서는 가장 안전하게 '나'를 만나는 심리 검사 도구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때 '독서 저널'을 곁에 두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보길 추천합니다. 나에 대해 배운 귀중한 단서가 될 테니까요.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라는 위로
우리는 종종 '나만 왜 이럴까' 하는 외로움에 갇히곤 합니다.
하지만 책 속 인물들의 고뇌를 따라가다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깊은 공감과 위로를 얻게 됩니다. 시공간을 초월해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죠.
또한, 독서는 흑백논리에 갇힌 우리의 시야를 넓혀줍니다. 럼블은 "우리가 세상을 너무 흑백으로만 보고 있거나, 혹은 너무 파국적으로(catastrophizing)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라고 말합니다. 타인의 관점을 통해 나의 생각을 '재구성(Reframe)'할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독서 목표를 세우지 마세요"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2022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12.6권으로 199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의 3040 직장인들도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하지만 독서 치료 전문가는 놀라운 조언을 합니다.
"일주일에 몇 권, 1년에 몇 권 같은 목표를 세우지 마세요."
우리가 '얼마나 많이' 읽는가에 집중하는 순간, 독서는 즐거움이 아닌 또 다른 '일'이 되어버립니다. '속도를 늦추는' 본연의 이점을 잃게 되는 것이죠.
[10년 차 전문가의 '마음 챙김 독서' TIP]
책이 잘 읽히지 않아 좌절하신 적 있나요? 괜찮습니다. 1년에 1권을 읽어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완독'이 아니라 '경험'입니다.
- 단 10분만 읽으세요: 시간을 정해두고, 그 10분은 오롯이 책에만 집중합니다.
- '음미'하며 읽으세요: 저자가 이 문장을 왜 썼을까, 나라면 어땠을까 '딴생각'을 하셔도 좋습니다. 그게 바로 '내면으로 향하는' 과정입니다.
- 오디오북, 전자책 모두 좋습니다: 중요한 건 '즐거움'입니다.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으세요. 역사 소설이든, SF든, 로맨스든 상관없습니다.
오늘 밤, 당신은 어디로 '탈출'하시겠습니까?
기사의 저자는 책을 통해 인도로, 파리로, 이탈리아로 '탈출'하며 지친 일상에서 휴식을 얻었다고 고백합니다.
독서는 가장 저렴한 여행이자, 가장 깊이 있는 심리 상담입니다.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을 넘어, 나를 위로하고, 스스로를 깨닫게 하며,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선물하죠.
오늘 밤, 잠들기 전 스마트폰 대신 책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에게 '독서 치료'의 경험을 선물했던 '인생 책'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